(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이승만 전 대통령이 올해 1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그를 둘러싼 인식차가 또다시 확인됐다.

이 전 대통령이 외교를 통한 독립운동을 펼쳤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그가 '건국 대통령이냐'를 두고는 간극이 드러난 것이다.

광복회와 국가보훈부, 독립기념관,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은 30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독립운동가 이승만 학술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전 대통령은 보훈부가 1992년 이달의 독립운동가를 선정하기 시작한 지 32년 만에 464번째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됐다. 이날 토론회는 그의 독립운동가 이력을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환영사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초대 대통령이자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초대 대통령이신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이제야 이달의 독립운동 영웅으로 선정한 것은 반성해야 한다"며 

"너무 이념에 찌들고 정치사에 오염된 결과"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 대통령은 1948년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한 어른"이라며 "말년에 많은 어두운 면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나, 암울했던 면만 가지고 그분의 독립운동사까지 평가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광복회는 토론회 말미에 '독립운동가 이승만, 정부수립 대통령!'이라고 적힌 팸플릿을 펼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는 보수 일각에서 주장하는 '1948년 8월 15일 건국론'이 부당하며, 대한민국의 원년은 일제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임시정부 수립을 선포한 1919년이라는 광복회의 입장을 강조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이승만대통령기념관을 건립하려는 움직임과 관련해 "'건국 대통령' 이승만을 모시는 것에 반대다. 건국 대통령이 아닌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 정식 정부의 초대 대통령을 모시는 게 얼마나 명예로운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반면 김황식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축사에서 이 전 대통령이 '건국 대통령'이라는 인식을 에둘러 내비쳤다.

최근 이 전 대통령을 다룬 다큐멘터리 '건국전쟁'(The Birth of Korea) 시사회를 다녀왔다면서 청중들에게도 관람을 권한 것이다.

영화는 이 전 대통령의 역사적 공헌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며, 제목 역시 그의 활동이 대한민국 건국을 위한 투쟁이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 이사장은 "오늘 대한민국의 자유, 평화, 번영은 다 이 대통령의 업적에 터 잡은 것"이라며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으로서 농지 개혁을 해서 농노나 다름없던 소작농들이 자유민주주의 국가 시민으로 

자긍심 갖고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만들었고, 6·25 침략 때 대한민국을 방위했으며 한미동맹조약을 체결함으로써 대한민국이 안전한 가운데 발전할 토대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물론 이 대통령인들 왜 과(過)가 없겠나. 그러나 평가함에 있어서 공(功)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정확하게 짚는 것이야말로 국민 통합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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