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최강시사- 이종찬 “홍범도 흉상 이전, 일면 북한 이롭게 하는 것”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3.08.30


- 육사에 독립군 5명 모신 경위부터 따져야.. 국군의 역사와 독립전쟁 역사 연결 돼
- 1951년 당시 이승만 대통령, 육사 교장에 안중근 조카인 독립군 안충생 장군 세워.. 육사의 창학 정신
- 1920년대, 독립운동 위해선 여러 수단 다 동원했을 시기.. 이념적으로 공산당으로 보기엔 어려워
- 홍범도 공산주의 이력만 따지면 훈장 준 대한민국 정부는 무슨 꼴 되나
- 다른 중요한 일 많은데 왜 갑자기 흉상 이전 추진하는지 불가사의
- 尹 이회영-윤봉길 기념관서 정치 선언, 대통령이 시킨 걸로는 볼 수 없어
- 이범석 장군은 초대 국방장관, 선임 장관 얼마나 무시하면 후임 장관이 치워버리나
- 백선엽 장군은 국가유공자, 독립운동 했던 분과 대치해서 비교하는 건 어리석은 일
- 홍범도 흉상 치우는 건 어떤 면에서 북한 이롭게 하는 것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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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최경영의 최강시사
■ 방송시간 : 8월 29일 (화) 07:20-0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최경영 KBS 기자
■ 출연 : 이종찬 광복회장



▷ 김준범 : 다음 최강 인터뷰는 사실 이번 주 들어서 급격하게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이슈입니다. 홍범도 장군 등 독립운동가들의 흉상을 육군사관학교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걸 검토하겠다라는 방침이 나오면서 또 많은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종찬 광복회장이 직접 국방부 장관에게 공개서한 형식의 보도 자료를 보내면서 강하게 비판을 하셨습니다. 실제로 이종찬 회장님 직접 모시고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회장님.

▶ 이종찬 : 네, 안녕하십니까?

▷ 김준범 : 일단 내용이 내용인 만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사실 뭐 회장님께서는 개인적으로는 이 다섯 분의 흉상 중에 한 분이신 우당 이회영 선생님이 조부님이신 거죠?

▶ 이종찬 : 네, 맞습니다.

▷ 김준범 : 이회영 선생님 모르는 분 혹시라도 있으실까 봐. 신흥무관학교 세워서 독립군을 양성하신 독립지사시고 이분을 포함해서 홍범도 장군 등등을 포함해서 육사 앞에 있던 흉상 5명을 이전하는 걸 검토하겠다고 육사에서 그리고 국방부 장관이 확인을 했는데 일단 기본적으로 회장님께서는 이 사안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

▶ 이종찬 : 이 흉상 다섯 분을 모시게 된 그 경위부터 사실은 따져야 되거든요. 처음 시작을 할 때는 국군의 역사가 미군정 때 세운 군사영어학교, 일종의 통역장교 양성소 비슷한 군사영어학교에서 국군의 시작이 됐다 이렇게 기술이 돼 있거든요. 조금 부끄러운 일이었죠. 왜냐. 군정청에서 그것도 정식적으로 간부를 양성한 것도 아니고 그래서. 저는 항상 제가 육사를 나왔습니다. 육사를 나올 때부터 이건 조금 더 역사를 숭고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이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마침 여러 분들이 독립군의 역사를 우리 국군의 역사와 연결해서 이렇게 승화 발전시키는 것이 좋은 방향이다 이렇게 해서 저도 찬성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독립전쟁 영웅이라면 여러 분이 있겠지만 그 다섯 분이 사실상 독립전쟁의 영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인물들이죠. 그래서 저는 이 역사를 국군의 역사를 독립전쟁의 역사와 연결하는 그런 입장에서 다섯 분의 흉상을 세운 것이니까 이것을 그냥 간단하게 어떤 전시물이라고 이렇게 보기 전에 이건 하나의 역사다 이렇게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준범 : 그러니까 우리 군의 역사를 독립군의 정통과 이어주는 약간.

▶ 이종찬 : 네, 이어주는 하나의 중요한 계기가 되는 거죠.

▷ 김준범 : 그런데 이제 국방부의 입장을 들어보면 있는 그대로 옮기면 이렇게 설명을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이제 육군사관학교라는 곳은 결국 우리나라 장교를 육성하는 곳이고 대한민국 육군의 장교를 육성한다는 것은 결국 자유민주주의 수호에 가장 앞장선 인력들을 양성하는 곳인데 여기에 공산주의 이력을, 설령 그분들이 독립운동을 했다 하더라도 공산주의 이력을 가진 분들의 흉상을 두는 게 과연 장소의 맥락과 맞느냐 이렇게 따지고 있더라고요.

▶ 이종찬 : 그러면 제가 좀 설명을 길게 하더라도 양해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1951년 10월에 한참 전쟁 중이었습니다. 그때 육군사관학교 4년제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 김준범 : 1951년.

▶ 이종찬 : 10월에. 그러니까 말하자면 그 당시에 군비가 많이 들어가는데도 불구하고 그 군사비의 상당 부분을 떼서 간부학교를 만들었거든요. 그건 제가 생각하는데 이승만 대통령의 큰 영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때 간부학교를 만들면서 참모총장이 교장을 누구를 세울 것이냐 해서 여러 사람의 명단을 가지고 진해에 있는 대통령 별채를 찾아가서 결심을 받은 일이 있어요. 그때 명단 다 내놓으니까 이승만 대통령이 그 명단을 다 치우고 “독립군의 후예, 안중근 의사의 후예인 독립군에 참여했던 사람이 있지?” 그러니까 “예, 있습니다. 안충생 장군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래, 맞아. 그 사람 시켜.” 그러더라고요. 그러니까 이분이 당황했어요. 왜냐? 그 사람이 그 당시에 안충생 장군은 준장이었습니다. 별 1스타였어요. 그런데 직위는 이게 2스타 내지 3스타 직위거든요. 그러니까 “여기가 직위가 2스타 내지 3스타입니다.” 그러니까 “봐라, 그러나 그 사람이 안중근의 조카고 또 독립군에 참여했던 사람이고 그러니까 내가 바라는 건 앞으로 육사 교육이 성공을 하려면 안중근 의사 같은 사람 하나라도 만들어내면 육사 교육은 성공한 거야. 그러니까 그 사람 시켜.” 그래서 초대 교장이 육군 준장 안충생 장군이 됐습니다. 그 창학 정신을 우리가 알아야 하거든요. 왜 이승만 대통령이 하고많은 장군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독립군 안중근 의사의 조카를 시켰느냐. 이게 일종의 창학 정신이란 말이죠.

▷ 김준범 : 그러니까 설사 지금 국방부 지적하는 것처럼 공산주의에 참여한 경력이 있다 하더라도 그러면 육사의 창학 이념은 결국 독립운동을 얼마나 열심히 했느냐를 더 무겁게 봐야 된다 이 말씀이신 거죠?

▶ 이종찬 : 그렇죠. 그것도 중요하고 공산당 참여했다는 것은 1920년대입니다. 그러니까 그 당시에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수단을 다 동원했을 때 시기인데 무슨 이념적으로 꼭 공산당이다 이렇게 보기에는 좀 너무나 어려운 일이 아니냐 이거죠. 또 그분의 그러한 경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1962년에 대한민국의 제2등 훈장을 줬습니다. 그러면 그 당시의 심사위원들이 다 그런 것까지 감안해서 훈장을 줬을 거예요. 그런데 이제 와서는 그 훈장은 가치는 어디로 갔는지 없고.

▷ 김준범 : 그게 박정희 대통령 때죠.

▶ 이종찬 : 공산주의 이력만 자꾸 따지게 되면 그러면 우리는 그동안 그분에게 훈장 준 대한민국 정부는 무슨 꼴이 됩니까.

▷ 김준범 : 사실 그러니까 1920년대 북한 정권이 수립되기 전에 공산주의는 맥락을 좀 달리 봐야 된다 뭐 충분히...

▶ 이종찬 : 네, 맥락을 달리 봐야 되고 또 그 당시에는 말하자면 반제국주의 투쟁 또는 일본제국주의와의 싸움 이것이 중요한 목표였었을 때입니다. 그러니까 공산주의를 그런 차원에서 이용을 했을는지는 몰라도 제가 보기에는 무슨 공산주의자라고 이렇게 점찍기에는 조금 무리한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김준범 : 그런데 사실 그런 점이 충분히 역사적으로도 이미 나와 있는 사실이고 특히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었을 텐데 왜 이번에 갑자기 국방부가, 왜 갑자기 이번에 육군사관학교가 이런 일을 추진한다. 그 배경은 어떻게 보세요?

▶ 이종찬 : 저도 이런 점에 대해서 불가사의해요. 저도 사실 사전에 아무런 통고도 못 받았고 저에게 의견 청취한 일도 없습니다.

▷ 김준범 : 사전에 자문한 게 전혀 없습니까?

▶ 이종찬 : 전혀 없습니다. 전혀 없는데 지금 더군다나 할 일이 얼마나 태산같이 많습니까. 뭐가 그리 급한지 나는 이 문제가 그렇게 우선순위 급한 것 1번이라고 저는 보지를 않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 김준범 : 그러니까 일종의 어떤 과거사, 과거에 대한 기억, 역사 전쟁 이런 차원에서 이런 문제를 좀 끄집어내는 것 같은데 사실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우리의 독립운동은 주권 회복 이후에 공산 세력과 맞서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것”이라고 하면서 그 연결, 자유 진영에 얼마나 충실했느냐를 굉장히 강조하는 발언을 했어요.

▶ 이종찬 : 맞습니다. 그 발언을 하셨는데 이걸 또 생각해야 되거든요.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 출범을 시작할 때 제일 먼저 간 데가 어디입니까. 우당 기념관이었습니다. 그다음에는 정치 시작하는 선언을 어디서 했습니까? 매헌 윤봉길 기념관에서 했습니다. 그러니까 그분의 근본은 독립운동이 모든 것의 베이스입니다. 그 위에 말하자면 자유 민주주의라는 질서를 세우는 작업을 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100% 동감해요. 그러나 이번에 장관이 하는 일은 윤석열 대통령이 시킨 것으로는 저는 전혀 볼 수가 없는 것이 엉뚱하게 이게 튀어나왔단 말이죠.

▷ 김준범 : 그런데 이런 문제가 대통령실의 최소한 용인이나 묵인 없이 실행될 수 있을까요?

▶ 이종찬 : 저는 그게 그렇게 급한 일로 대통령에게 진언을 해서 결심을 받았을까 하는 데 대해서는 저는 의문을 갖습니다.

▷ 김준범 : 그러니까 회장님께서는 이게 도대체 영문은 잘 모르겠지만 다소 돌발적으로 좀 튀어나온 이슈다 이렇게 보시는 거죠?

▶ 이종찬 : 돌발적으로 튀어나왔을 뿐만 아니라 국회에서 서로 여야 간에 논쟁을 할 때 말하자면 여당 측 의원이 자꾸 이것을 걸고 넘어가고 하는 그런 발언록은 제가 본 일이 있습니다만 그게 그렇게 중요한 작용을 했을까 하는 데 대해서는 저도 의아하고요. 더군다나 제가 이번에 저를 보고 자꾸 공개서한을 썼다 그러는데 제가 제일 섭섭한 점이 또 하나 있어요. 뭐냐. 이범석 장군은 우리나라의 초대 국방장관입니다.

▷ 김준범 : 그렇죠.

▶ 이종찬 : 그렇죠? 국군을 만든 분이에요. 그런데 그분의 흉상을 그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후임 국방장관이 그냥 치워버린다? 그러면 선임 장관들을 어떻게 얼마나 무시했으면 그런 얘기가 함부로 나올 수가 있나요. 저는 이해가 잘 안 됩니다. 예의상도 이거는 벗어나는 일입니다, 이건.

▷ 김준범 : 그리고 또 사실 이제 홍범도 장군 등 다섯 분의 흉상을 치우네 마네 하는 것과 얽혀서 나오는 게 백선엽 장군의 흉상을 혹시 뭐 그 자리에 세우려는 것 아니냐. 아직 국방부는 확정된 바는 없다고 합니다만. 백선엽 장군, 보수 중에서는 전쟁 영웅으로 부르는 이분에 대한 어떤 역사적 평가나 흉상 건립 이런 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종찬 : 연결해서 저는 뭐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백선엽 장군은 국가유공자입니다. 또 다부동 전투라든가 여러 가지를 볼 때 그분은 많은 공적을 세우신 분이죠. 그러나 이것을 독립운동 하셨던 분과 대치해서 이렇게 비교를 하는 것은 매우 참 어리석은 일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준범 : 그러니까 사실 좀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 솔직히 이런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실 것 같아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일종의 역사 전쟁을 하면서 좀 피곤하다. 이게 우리 국민들의 삶과 그렇게까지 밀접한 문제냐 이런 사실 갈등이 계속되는데 이런 걸 좀 어떻게 순조롭게 해결할 수 있다.

▶ 이종찬 :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을 사실은 문재인 대통령에서 단행한 건 사실이지만 제가 사실은 홍범도장군 기념사업회를 처음 만든 사람입니다. 그때 사실은 유해 봉환 문제를 생각하고 만들었어요. 그런데 그때 카자흐스탄하고 교섭을 한 결과 북한에서 반대를 하니 여기도 보내지 못하고 저기도 보내지를 못한다 그래요. 그런데 그분의 고향이 평안북도거든요. 그래서 제가 한번 타진하기 위해서 그렇다면 평안북도니까 북한에서 모셔가면 어떠냐 그랬더니 그것도 아니라는 거예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홍범도 장군이 봉오동 전투를 비롯해서 혁혁한 무공을 세웠는데 북한에 있는 모든 역사는 김일성의 무장투쟁이 최고고 다른 사람 것은 하나도 거기에 비교하지 않고 있거든요. 만약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봉환해간다면 북한에서 김일성보다 더 위대한 장군이 있었네? 이것이 인민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그렇게 탐탁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 모셔오지도 않고 또 우리가 모셔오겠다는 데 선뜻 응하지도, 방해를 하고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봉환해온 것은 어떤 면에서 북한에게 여봐라, 항일무장투쟁한 이런 위대한 분이 계시다 하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좋은 행사라고 봤습니다. 그런데 지금 만약 이것을 또 흉상을 치워버린다 그러면 저기 이상하네. 말하자면 북한이 생각하는 것, 고소하게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비유를 맞춰주는 결과가 되는 것 같은데 어떤 면에서 이거는 북한을 이롭게 하는 거죠. 그러니까 저는 이것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 김준범 : 네, 알겠습니다. 시간 관계상 여기까지만 좀 말씀 들어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이종찬 광복회장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종찬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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