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오늘] 독립운동가·후손 1544명 "TV조선·채널A 재승인 취소하라"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0.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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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후손 1544명 "TV조선·채널A 재승인 취소하라"

 
 
기사입력2020.04.14. 오후 1:30
최종수정2020.04.14. 오후 1:43
생존지사와 후손대표 방통위에 의견서 전달 “친일반민족 방송 규탄한다, 친일세력 여전히 준동”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생존 독립운동가 임우철(102) 지사를 비롯해 독립운동가 후손 1544명이 TV조선과 채널A의 재승을 취소해달라는 의견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전달했다. 독립운동가와 후손들이 특정 방송을 친일반민족 방송으로 규정해 채널승인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실명으로 낸 것은 사상처음 있는 일이다.

생존지사와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14일 방통위에 전달한 의견서에서 "생존 애국지사와 독립유공자 후손 1544명의 결의를 모아 TV조선과 채널A 두 종합편성채널의 친일 반민족 방송을 규탄한다"며 "방송통신위원회가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두 방송사의 재승인을 취소할 것을 엄중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친일 청산이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는 이유를 두고 독립운동가들은 광복 70년이 지난 시점에서 친일을 미화하는 국정교과서를 추진하는가 하면,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하는 '건국절' 논란, 일본군 성노예와 강제징용 관련 사법농단, '반일 종족주의'(이영훈著) 서전 등 친일 민족반역 세력은 여전히 준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생존지사와 후손들은 TV조선과 채널A 두 종편 사업자가 민족의 얼을 되살리는 역할을 철저히 배반하고 민족정신을 병들게 했다며 구체적인 친일 보도를 거론했다. 두 종편의 모태가 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일제강점기에 적극 친일 반민족행위에 가담한 역사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했다.

그 사례를 두고 이들은 박근혜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하던 2015년 10월12월~11월2일 동안 TV조선과 채널A의 시사토크쇼에서 방송 출연진 중 국정화를 긍정‧옹호한 발언자 79.6%, 부정‧비판 발언자는 5.2%(민언련 모니터결과)였다고 했다. 당시 TV조선 '엄성섭·정혜진의 뉴스를 쏘다'(그해 10월30일)의 앵커 엄성섭씨는 "아니 근데 저는 근본적인 의문이 드는게요. 아버지가 친일행적을 했든 안했든, 그럼 친일 행적 했으면 뭘 어떻게 하라구요"라며 "그럼 우리나라 36년 동안, 식민지 기간 동안 전 국민 다 그럼 태어나지 말았어야 되는, 우린 뭐 다 귀태인가"라고 말한 사례도 들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은 같은해 7월 일본 매체와 인터뷰에서 일왕을 "천황 폐하"라 하고, "위안부 문제로 일본을 더 이상은 탓해서 안 된다"고 말해 파문을 낳았다. 이때 채널A '이용환의 쾌도난마'(그해 8월23일)에 출연한 신지호씨는 박씨의 친일 발언이 생계 때문이었을 거라고 호도했다고 독립운동가들은 지적했다. 이들은 "설사 생활고가 있다 하더라도 '천황 폐하' 발언은 해서는 안 될 망언"이라며 "박근령 아니라 국민 누구든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출연자 이영작씨는 그해 10월14일 채널A '쾌도난마'에 출연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박정희 정권의 탄압으로 일본에 망명했던 것을 두고 "DJ는 일본에 망명을 할 정도로 친일이었다"며 "유신정권 당시에 일본으로 망명해계시다가 납치당해 돌아오시지 않았다"고 궤변을 늘어놓았다.

그는 이승만 전 대통령에는 "아마 가장 반일적인 대통령이었을 것"이라고 억지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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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생존지사와 후손 대표들이 14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의 방송통신위원회를 방문해 TV조선과 채널A가 친일반민족 방송을 해왔다며 재승인을 취소해달라고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사진=광복회


지난해 일본 정부가 일방적 수출규제를 하면서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연계하자 국민들이 자발적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벌였다. 이와 관련, TV조선이 반일감정 조장하지 말라며 청와대를 비난한 점도 지목했다. 이들은 서정욱씨가 지난해 7월15일 TV조선 '이것이 정치다'에 출연해 대법원이 일본기업에 강제징용 피해자에 위법하게 입힌 손해를 배상하라고 한 판결을 두고 "문제가 있다"며 우리 정부에 일본 요구를 수용하라고 했다. 서씨는 "무조건 이게 반일 감정에서 죽창, 배 12척, 뭐 이게 이런거 반일 감정 조장으로 되느냐", "정권이 국가 이익보다 정권의 이익을 더 고려하고, 반일 감정을 총선에 이용하는 게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광복회는 방통위가 서씨를 KBS 이사로 추천한 것을 두고 큰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강제로 끌려간 위안부는 없다'는 책을 내고, 입장을 묻는 MBC 기자의 뺨을 때린 이영훈 전 교수 논란과 관련, 김근식 교수는 지난해 8월7일 TV조선 '이것이 정치다'에 출연해 이 교수의 '식민지 근대화론'이 "일종의 학문적 소수의견들"이라고 평가했다. 이영훈 교수 등이 속한 낙성대경제연구소도 "굉장히 공부를 열심히 하신 분들", "다 학계에서는 인정을 받는 분들"이라고 극찬했다.

이들은 TV조선이 8월9일자 뉴스에서 "'반일 종족주의'는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이번 사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시민단체 회원들이 낙성대경제연구소에 삽을 들고 몰려와 항의하면서 오물을 투척하는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도한 것도 지적했다. 이들은 반일종족주의 책은 홍보성으로 소개하고 항의한 시민단체 인사는 매도한 보도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방송법 제6조(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 제6항 '방송이 민족문화의 창달에 이바지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들어 "TV조선과 채널A의 친일 반민족적 왜곡보도와 편파방송은 방송법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다"며 방송의 공적 책임을 외면한 두 방송사에 대해 방통위가 재승인을 취소할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어 방통위가 방송의 재허가, 재승인 심사 기준에 '민족문화의 창달' 항목을 추가해 배점을 부여해달라고도 요청했다. 친일 반민족행위 미화 방송 근절을 위한 법적, 제도적 대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도 했다.

한편,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과거 방송통신위원회를 두고 이들은 △이인호, 고영주와 같이 친일 사관을 따르는 인물을 공영방송 이사장으로 임명한 잘못 △이들의 사퇴 과정에서 미온적 태도 등을 들었다. 일본 불매운동을 비하하는 막말을 했던 경기방송의 현준호 이사에는 제4기 방통위가 적절히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미디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광복회가 '반민특위 다큐' 제작중단의 책임이 있는 EBS 부사장 해임을 촉구하며 지난해 EBS에 항의방문을 한 것은 방송의 책임과 역할이 엄중함을 절감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102세의 생존 독립운동가 임우철 지사는 이날 의견서를 전달하면서 "TV조선과 채널A 두 종편의 모태인 조선일보, 동아일보는 민족의 암흑기에 조선총독부의 가장 가까운 동반자였고, 이 종편들은 태생적 친일언론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님께 우리의 요구가 꼭 이행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