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에 걸맞은

인사로 구성돼야 국민이 납득”

이종찬 광복회장 독립기념관 이사회 발언 전문

 

방금 김갑년 이사님 말씀 부분에 동감합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모두 학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기여하고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분들입니다. 이사로서의 자격도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기가 어디입니까? 여기는 한국학연구소가 아닙니다. 독립운동 정신을 선양하는 독립기념관입니다. 여기에 걸맞은 이사가 구성되어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습니다. 국가보훈부가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 여겨집니다.

 

사실 나는 국가보훈부 탄생에 기여한 사람으로서 자괴감이 듭니다. 처(處)만도 못한 부(部)가 되면 안 됩니다. 그래서 저는 국가보훈부장관께서 이사회 개최를 재고해줄 것을 요청 드리고자 합니다. 국민이 납득하지 않는 이사진이 구성된다면 계속해서 문제가 됩니다. 이사회 개최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사회가 이러한 상황들을 장관께 보고해주십시오. 그리고 관련 인사는 스스로 생각해보고 용퇴하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더욱이 지금은 선거를 앞두고 정치에 민감한 시기입니다. 정부 여당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사회 개최가 중요한 게 아니고, 더 이상 진전되어서는 안 됩니다. 장관께 회의 개최와 이사진 임명 재고를 강력하게 말씀드려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독립기념관이 생길 때 건축위원부터 여러 일들을 해왔는데 함께 일한 사람 중에 나만 살아남았습니다. 독립기념관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야 할지에 대해 꾸준히 생각해봤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안이하게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되고 있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장관께 보고 후 재고해주시길 진정으로 바랍니다. 현재 이사진 구성을 둘러싸고 국민적 비판이 있고 여러 성명들이 나오는 상황에서 어물쩍 넘어가는 것은 무책임한 일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을 파는 사람들이 많은데 윤 대통령께서는 우당기념관과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출마선언을 한 분으로서 그 뜻을 헤아려야 합니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들이 문제입니다. 그리고 국가보훈부도 영혼이 있는 공무원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옛날의 처(處)나 다름이 없습니다. 물론 지금 문제의 인사들은 존경할만한 분입니다. 그러나 그분들이 우리 독립기념관에는 적합하지 않은 분이라는 뜻입니다. 독립기념관 이사로서 다시 한 번 재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내 생각에는 회의를 그대로 진행하면 우리가 이사진 구성을 인정한다는 문제가 된다는 전제 아래, 회의를 이것으로 끝내고 장관께 이 상황을 보고 후, 우리 이사님들의 뜻을 전달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특정인을 배제하거나 인격적 모독을 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입니다. 자칫하면 장관께 모든 책임이 돌아가니 신중하게 이 문제를 검토해야 합니다. 전임 장관이 이 상황을 만들어놓고 현재 있는 장관도 영문을 모르는 상황이 아니겠습니까. 이에 현재 회의를 중단하고 다시 소집해주시기 바랍니다.

 

※ 위 이종찬 광복회장의 신상발언은 김갑년 이사의 회의 시작 전 문제의 이사 임명을 철회해주시고, 경우에 따라 본인의 사퇴를 요구하는 김갑년 이사의 발언에 이어 나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