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하례회 이종찬 광복회장 환영사 전문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4.01.08

“일치단결해 대한민국 정체성 확립하고,

정체성 위협에 공동 대응 필요”

 

광복회· 독립유공단체 신년하례회

이종찬 광복회장 환영사 전문

 

올해는 갑진년, 청룡의 해,

단기 4357년, 서기 2024년, 대한민국 106년

여러분 댁내 모두 건안하고, 행복하고, 뜻하신 모든 일들이 성공하기를 기원합니다.

 


오늘 이 모임은 광복회와 독립유공단체 대표들이 모두 모여 덕담을 나누는 새해 하례회입니다. 

그 동안 광복회와 독립유공단체들이 교류가 없었고, 또 서로 서먹서먹한 입장이 되어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여 오늘 이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우리 서로 독립운동 후손으로서 일치단결하면서 나라의 어른으로서 중심을 잡아 나갑시다.

 


어제 저는 국립 서울현충원을 방문하여 선열들께 새해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방명록에 이렇게 다짐하였습니다.

금년에는 나라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나라의 정체성이란 무엇입니까? 어렵게 생각하지 맙시다.

나라의 정체성은 바로 우리의 헌법적 가치를 말합니다.

헌법 전문에 나라의 정체성을 요약하여 기록하였습니다.

 


1. 우리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민족입니다.


이승만 초대 국회의장이 1948년 제헌의회에서 밝혔듯이 우리는 2차 대전 이후 우후죽순처럼 건국한 그런 나라가 아닙니다. 

우리는 반만년 역사를 가진 문화민족입니다. 우리는 일본 보다도 긴 역사를 유지해 왔습니다.

 


2. 이 문화민족이 1919년 3.1독립선언으로 자주독립국으로 우뚝 선 것입니다.

 

제일 첫머리에 “오등은 자에 조선이 독립국임과 조선인이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에서 시작하였습니다. 

이런 자주독립국가임을 선언한 것은 설령 일본제국주의가 군사력으로 우리나라를 점령하였어도 “나라는 있었다.다만 주권행사를 일제 강점으로 재한을 받아 행사하지 못했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일제가 아무리 1910년 폭력적으로 한일양국을 합병시킨 조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이미 무효”라는 것입니다. 

나라와 역사는 일본에 의하여 단절된 것이 아니라 여전히 영속되어 오늘까지 왔다는 것입니다. (이런 취지에서 보면 48년 건국론은 민족의 역사를 배신한 이론이고, 독립선언서를 무시한 주장임이 명백합니다)

 


3. “1919년 세운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였다”는 말은,

 

아무리 일제가 군사적으로 우리나라를 강점하였다 하더라도 대한제국이 망해서 소멸된 것이 아니라 역사는 대한민국임시정부로 이어졌고, 대한민국임시정부는 대한민국 정식정부로 법통이 이어졌음을 의미합니다.” 이게 오늘날의 정설입니다.

 

1919년 임시정부 수립한 것을 우리는 ‘건국’이라 하지 않습니다. 단지 1919년을 기하여 왕정은 끝났고, 공화정이 처음 실현됐다. 제국이 이제 민국으로 바뀌어졌음을 뜻한다는 것입니다. 

공화정의 시작을 두고 우리는 이를 ‘대한민국 원년’이라 주장하는 것입니다.

 


4. 대한민국의 임시정부에서 채택한 모든 정책기조, 이를테면 민주공화정, 자유, 평등, 평화, 행복의 가치를 지금의 대한민국 정부도 지향하고 있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양 축으로 한 우리의 이상적인 목표가 바로 우리의 정체성인 것입니다.

 


여러분!

 

그런데 새해 들어서자 북한은 우리에게 위협을 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우리 광복회는 국가의 최고 원로단체로서 국가안보에도 정론을 밝혀야 합니다. 북한 김정은 이제까지 우리 민족끼리를 주장하더니 새해 들어서자마자, 대한민국은 우리와 동족이 아니다, 철천지원수다, 전멸시킬 적이다. 핵무기로 쓸어 버리겠다…등등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북한 정권의 최고 권력자인 김정은이 직접 나서서 이런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는 점에서 우리는 주목해야합니다. 김정은의 선대인 김일성이나 김정일은 핵무기 개발을 우리 민족끼리 사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위협에 대항하는 것이라 말해 왔습니다. 그런데 김정은이 새해들어서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는 대한민국 국민을 향하여 무기로 사용하겠다는 태도로 돌변하였습니다.

 


우리는 이에 대비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광복회는 김정은의 반민족적 망언을 규탄해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핵무기에 대항하기 위하여 우리도 핵무기로 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었습니다. 우리가 핵무장을 하여 북의 위협을 억제하겠다는 주장을 했던 것입니다. 당시 우리의 핵무장을 찬성하는 국민의 여론이 70%이상 차지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우리가 핵무장을 하면 NPT체제가 붕괴하게 될 것이고 전 세계 핵확산을 통제하기 어렵게 되어 자칫 지구의 전멸을 일으키게 될 것이므로 반대하였습니다. 미국은 대신 미국의 핵우산으로 보호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하였습니다.

 


역대정부는 미국의 핵우산정책을 북한의 핵무장을 억제하는 기본정책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이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북한이 핵으로 남한을 공격한다면 미국이 핵 보복을 할 것이다. 이런 보복이 무서워 핵사용을 자제할 것이다…”이런 핵억제이론이 지금까지 통용되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ICBM 등 장거리 핵무기 운반수단이 강구되면서 이론이 생겼습니다. 미국이 과연 북한이 뉴욕이나 워싱턴을 목표로 핵공격을 가하게 될 때 이런 희생을 무릅쓰고 한국을 위해 핵사용을 보복수단으로 할 수 있겠나? 여기서 윤석열 정부는 이의를 제기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바이든 미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은 2023년 4월 워싱턴 선언을 합의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미국이 희생을 당하더라도 북에 대하여 보복공격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윤대통령은 미국은 여론이 지배하는 나라인데 막상 그런 입장이 되면 미국이 핵 보복을 포기하게 되지 않을까? 그래서 구체적인 사태진전별 (Phase별) 행동계획을 사전에 합의하여 실천하자는 방안이 강구되었습니다. 이는 미국이 핵 보복 약속을 어기지 못하도록 구체적으로 묶어두자는 방안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미국은 멀리 떨어 져 있기 때문에 당장 핵 보복에 시간이 지체된다면 일본에 있는 7개의 미군기지에서 핵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방안까지 제기되었습니다. 일본에 있는 미군기지에서 핵무기를 사용하려면 일본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미국 대통령의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일본 기시다까지 초청하여 2023년 8월 한·미·일 3자 합의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현재도 북한의 핵공격을 억제하는 수단을 완벽하게 입안하고자 한국·미국· 일본 정상 간에 회담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핵우산정책을 내세우면서도 각 단계별 핵공격을 가하는 구체적인 절차에 대하여 합의할 점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절차별로 미국의 핵 보복공격을 마련하지 않으면 자칫 공허한 핵우산정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미·일 3국이 구체적인 절차에 합의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보를 교환하는 절차로 지소미아(GISOMIA,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가 필요한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안보 수단으로서 일본 역할을 강조하고 한일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는데 이런 사정도 모르고 국방장관은 무조건 친일적인 것이면 대통령의 환심을 사겠다고 지레 짐작하였는지 ‘독도분쟁론’을 교재에 넣어 과잉행동을 하다가 드디어 대통령으로부터 질책을 받았습니다.

 


또한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봉쇄하기 위해 한미 간의 군사훈련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데 북한으로서는 난처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연초부터 협박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야당 일부에서는 한미 군사훈련이 대북 강경책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더러운 평화가 깨끗한 전쟁 보다 낫다”는 둥 어리석은 발언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독립운동의 후손으로 우리 광복회는 그런 분들에게 반문하겠습니다. 그런 말은 자칫 이렇게 표현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더러운 이완용이 깨끗한 안중근의사 보다 낫다”는 주장같이 들립니다.

 


1909년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이후 1910년 한일 합병을 일본은 서두른 게 사실입니다. 당시 일부 친일파들은 안중근 때문에 한일 합병이 됐다고 원망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안중근의 의거로 합병이 추진된 것이 아니라 일본이 당초부터 합병을 계획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러므로 ‘이완용이 안중근보다 낫다’는 논거는 있을 수 없습니다.

 


북한은 김정의의 이번 발언으로 ‘우리 민족끼리’ 라는 말은 거짓임이 들어났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북한의 핵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합니다. 김정은이 가장 무서워하는 무인병기에 의한 자살특공대서부터 한미일 핵우산 합의까지 다양한 대북 억제공격전술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우리 광복회는 그 동안 구체적인 안보 논의를 삼가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북한이 우리 민족끼리를 부인하고 있으므로 광복회도 나서야 합니다. 광복회도 독립유공단체들과 더불어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국제정세에 무엇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서로 공감토록 해야 합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소통해 나갑시다.

 


오늘 이모임을 계기로 광복회와 독립유공단체가 일치단결해서 나라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새로운 북한의 위협에 대하여 공동으로 행동해 나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106년(2024년) 정월 3일

 

광복회장 이 종 찬